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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의 기술 -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전략전술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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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의 기술 -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전략전술

이책

쿠르치오 말라파르테 지음, 이성근.정기인 옮김, 문준영 감수해제

201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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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하나의 국가는 어떻게 탈취되고 방어되는가?
세계사를 뒤흔든 인물들의 권력투쟁사
쿠데타에 성공 또는 방어하기 위한 교본으로 알려진 책


과연 쿠데타에 성공법칙은 존재하는가? 그리고 쿠데타로부터 권력을 지킬 방법은 존재하는가? 21세기 두 번의 군사 쿠데타를 겪은 우리에게도 쿠데타는 낯설지 않다.《쿠데타의 기술》은 권력을 빼앗고 지키는 다양한 사례와 방법들을 분석한 보고서이자 20세기 초 격동의 세기를 살았던 저자의 증언이다. 나폴레옹,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무솔리니, 히틀러 등 세계를 뒤흔든 인물들을 통해, 말라파르테는 하나의 국가가 어떻게 탈취되고 방어되는지, 근현대의 쿠데타들에서 나타나는 법칙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이 책은 1931년부터 “쿠데타로 권력을 탈취 또는 이를 방어하기 위한 교본”으로 알려져 전 세계의 찬사와 동시대 많은 서유럽 지식인들의 공감(뿐만 아니라 무수한 비난과 오해 역시)을 얻었으며, 지금도 사회 변혁을 고민하는 세계의 지식인들이 반성적으로 읽어내는 고전이 되었다. 그는 이 책으로 인해 무솔리니와 히틀러에게 미움을 받아 5년 동안의 유배 생활을 겪어야 했다.

다른 번역본에는 없는 상세한 주석과 해설

국내 첫 출간되는 한국어판 《쿠데타의 기술》은 프랑스어판을 중심으로 영어판, 독일어판, 이탈리아어판, 일어판을 참조하여 번역 출간되었다. 2012년 최종적인 팀이 꾸려진 지 2년만의 출간이다. 이 책은 원전을 단순히 번역한 역서의 가치를 뛰어넘는다. 역자가 옮긴이의 말에서도 말하듯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원전은 물론이고 그 어느 번역본에도 없는 상세한 주석과 해설을 곁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의 정치사회상을 각 장의 도입부마다 개관으로 넣었고, 본문 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권말에 제공했다.

나폴레옹,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무솔리니, 히틀러를 통해 본 쿠데타의 방법론

마조워와 홉스봄의 말처럼 19세기 말과 20세기 전반기 유럽의 역사는 ‘암흑의 대륙’, ‘극단의 세기’라 부를 만큼 격동의 시대였다. 격동의 20세기를 살았던 말라파르테는 당대 유럽을 열병처럼 휩쓸었던 쿠데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근현대 세계사를 뒤흔든 인물들을 통해 진정한 근대적 쿠데타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나폴레옹에서부터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무솔리니, 히틀러가 국가 권력을 어떻게 탈취하고 수성하는지를 다양한 예화를 통해 보여준다. 말라파르테는 이들이 권력을 쟁취하고 수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효과적인 방법과 실수들을 명민한 통찰력으로 해석하여 권력을 쟁취하고 방어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를 밝힌다. 특히 말라파르테가 트로츠키를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 권력의 쟁취와 수성에서 필요한 것은 목적적인 전략이 아니라 기술적인 전술이며, 쿠데타는 국가의 주요 ‘동맥’들을 끊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기존 쿠데타 시도가 궁전이나 의회 등 권력이 집중된 장소를 장악하려고 했다면, 현대적 쿠데타는 발전소, 방송국, 수도 등의 권력의 흐름이 전달되는 ‘선’들을 탈취하는 것에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군주론》이 되기를 거부한 21세기 《군주론》

당시의 혼란한 정치 정세에 관심을 가진 동시대 독자라면 누구나 솔깃할만한 주제인 쿠데타를 다루면서도 말라파르테는 위기 현상의 원인은 물론이고 특정 정치이념에 대한 도덕적 선악 판단조차도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하거나 이에 대항해 방어하는 기술적 '비결'만을 이야기한다. 그가 주장하는 이 '비결'의 객관성과 유효성은 물론이고 때로는 분석 대상으로 제시된 역사적 사건들의 사실관계조차 그 신빙성이 의심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흥미로운 까닭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혼란과 격변의 시대였던 르네상스기에 이탈리아 권력자들에게 도덕적 옳고 그름과 대의적 책임을 따지며 '선량하고 존경받는' 군주가 되는 길을 논하기보다 힘과 기교, 술책으로라도 질서와 안정을 가져오는 '현실적으로 이로운' 군주가 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던 책이 《군주론》이었다면, 《쿠데타의 기술》은 쿠데타가 만연했던 20세기 초에 무장 폭동에 의한 정권 탈취의 성공 법칙을 제시함으로써 쿠데타를 기도 또는 저지하려는 이들에게 지침이 되고자 쓰인 저작이다.
마키아벨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라파르테에게도 그의 책이 누구를 위한 지침으로 쓰이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책의 메시지를 십분 활용해 정권을 장악(또는 수호)하고 안정과 질서를 가져오는 세력이라면 그것이 자유주의 의회 체제든 파시즘이든 볼셰비키든 중요치 않았다는 뜻이다. 비록 말라파르테 자신은 서문에서 이 책의 마키아벨리주의적 의도를 극구 부인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편을 위해 쓰였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그의 교육 배경과 정치 행적, 문필 경력, 이탈리아 특유의 오랜 인문 전통과 당대 유럽 사회의 정치 정세를 두루 감안할 때 이 책이 20세기 《군주론》을 염두에 두고 (혹은 적어도 그로부터 강한 영감을 받아) 집필됐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쿠데타의 기술》은 적지 않은 동시대 독자들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그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가져다주었지만 문학적, 정치 사상사적 측면에서 이 책은 20세기의 《군주론》이 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의 우리에게 이 책이 여전히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이 기이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정치적 격변과 불안의 시대, 민주주의의 이상이 위협받던 시기 동시대인들이 지녔던 세계관과 현실인식의 일면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근래 아랍의 혁명들이나 가까이 우리나라에서의 ‘쿠데타 (음모)’을 떠올려본다면, 이 책의 내용은 결코 과거의 망령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쿠데타에 대한 기술적 이론을 담은 것이 아닌, 권력의 움직임을 다루는 일종의 권력론으로 읽혀야 한다.

20세기 유럽 권력투쟁사를 통해 21세기 한국의 정치 지형을 이해한다.

유럽의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보다도 더 늦게 근대 국민 국가를 형성하고 더욱 압축적이고 극단적인 산업화 과정을 겪었던 한국의 지난 반세기를 돌아보았을 때, 한국의 민주정치 체제 정착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무엇보다 여전히 전근대적인 정당 정치 관행과 의회 체제 및 대의 정치 제도에 대한 국민의 만연된 불신은 건국 60년의 시점에서 유사한 (보다 극단적 형태로) 위기를 경험하고 결국 파시즘 독재의 길로 들어섰던 이탈리아의 전례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하다. 우리에게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오늘날 한국과 1920년대 이탈리아의 상황이 동일하지는 않다. 또한 이 책 역시 민주주의의 위기를 분석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권력을 수성해내려는 스탈린의 방법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쓰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또한 언론 방송 및 통신 수단, 노조 등이 국가 권력 탈취와 수성에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현대에서도 여전히 트로츠키의 견해는 유효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지금의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의 권력을 중심에 둔 정치 게임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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